목회칼럼
다양한 색깔, 다양한 표현.
- 이명우
- Feb 01, 2025
초등학교 시절에는 주로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어떤 친구는 8색, 어떤 친구는 12색, 어떤 친구는 32색 크레파스를 사용했습니다. 풍성하고 정확한 표현을 위해서는 8색 크레파스보다는 32색 크레파스가 훨씬 유리하다는 것은 그림의 문외한도 잘 압니다. 색깔이 다양해야 원하는 뉘앙스를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감정표현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양한 감정표현을 할 수 있어야 오해도 피할 수 있고, 자신의 감정상태도 정확하게 파악하고 진정시킬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감정표현이 너무나 단순해진 것 같습니다. 부정적인 감정이 생기면 대부분 “짜증나”로 표현합니다. 슬퍼도 ‘짜증나’, 화가 나도 ‘짜증나’, 억울해도 ‘짜증나’, 미워도 ‘짜증나’, 힘들어도 ‘짜증나’, 지루해도 ‘짜증나’, 얄미워도 ‘짜증나’, 실망스러워도 ‘짜증나’, 비참해도 ‘짜증나’.
이렇게 모든 부정적인 감정을 ‘짜증나’로 단순화시켜버리면, 듣는 사람은 나의 감정상태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내가 기대하는 반응을 해 주기가 어렵습니다. 심지어 자기자신의 감정상태를 분명히 진단하여 콘토롤 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각각의 부정적인 감정상태는 그에 맞는 대응과 공감이 있을 때 잘 진정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모든 감정을 ‘짜증나’로 표현해버리면 그에 맞는 반응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짜증나’라고 하지 않고, ‘억울해’라고 표현하면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훨씬 잘 대응하고 공감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가족간에 대화를 할 때나, 특히 목장에서 나눔을 할 때 나의 마음과 감정의 상태를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는 연습을 합시다. ‘기뻤습니다’ ‘짜증이 났습니다’와 같이 단순화하지 말고, 가장 어울리는 표현을 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나의 감정상태를 정확하게 표현하면 놀라운 일이 생깁니다. 긍정적인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하며, 더욱 고조됩니다. ‘하늘을 나는 듯이 황홀했어’라고 표현하면, 그 때의 느낌과 감정이 되살아나면서, 다시 행복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부정적인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을 하고나면, 나의 마음상태가 상당히 누그러집니다. ‘그렇게 그렇게 된 일이 너무 억울했어’라고 분명히 말을 하고나면, 실제로 억울한 감정이 상당히 진정이 됩니다. 그렇지 않고, ‘짜증나’라고만 말하면 더 답답하고 짜증이 더 나게 됩니다.
그림을 그릴 때 다양한 색깔을 사용하듯이, 대화할 때도 우리의 감정을 다양하고 정확하게 표현하는 연습을 합시다. 그러면 오해는 줄고, 기쁨은 커지고, 덤으로 우리의 인격에도 품위가 더해집니다.
참고로 우리의 감정이 얼마나 다양한 지 조금만 소개를 합니다. 더 다양한 표현을 찾아 목장에서 이야기해봅시다.
감사, 기쁨, 슬픔, 분노, 절망, 행복, 소망, 허탈, 상처, 우울, 공허, 미움, 사랑, 울적함, 외로움, 억울, 반감, 서러움, 괴로움, 감사, 용기, 후회, 두려움, 불안, 비관, 자유, 지침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