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당연한 일은 없습니다.
- 이명우
- Feb 08, 2025
(밤사이 영하 9도까지 내려갔지만, 전기요 덕분에 얼어 죽지 않은 아침에, 끊기지 않고 전기가 공급되는 것이 너무 감사하여, 예전 칼럼을 다시 공유합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잠자리에서 스스로 일어날 수 있는 것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오늘이라는 하루를 또 허락받았고, 내 몸을 스스로 일으켜 사는 것은 당연하지 않고 너무나 감사한 일입니다.
세수를 한 후에 물기를 닦아내는 수건이 늘 있던 자리에 있는 것도 당연하지 않습니다. 수건은 발이 없습니다. 수건은 스스로 그 자리에 있을 수 없습니다. 누군가 세탁해서 널고 걷어 접어서 넣어 둔 겁니다. 양말도 속옷도 티셔츠도 바지도 치마도 점퍼도 그 자리에 있는 것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필요할 때마다 밥그릇 국그릇 수저 물컵 냄비 후라이팬을 꺼내 사용할 수 있는 것도 당연하지 않습니다. 화장실에서 볼일을 본 후에 오물이 묻은 화장지를 손쉽게 버리는 것도 당연하지 않습니다. 만지기 싫은 그 휴지통이 가득차면 누군가 허리를 굽혀 냄새가 빠져나오지 않게 묶어서 처리하고, 다시 비닐봉지를 씌워 놓은 겁니다.
끼니마다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일도 당연하지 않습니다. 식탁이 풍성하지 않아도 먹을 수 있다는 건 결코 당연하지 않습니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라는 책에 의하면 심각한 굶주림을 겪고 있는 사람의 수가 8억 5천만 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러니 배가 고플 때 무엇이라도 먹을 수 있는 것은 결코 결코 당연하지 않습니다. 이 음식 한 조각이 내 입에 들어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이들의 수고가 있었는지 잠시 생각해보는 것은 시간낭비나 청승이 아닙니다. 곡식이 자라도록 모든 환경을 제공하신 하나님과 수고한 이들에 대한 감사는 오히려 당연합니다. 특히 집에서 끼니마다 음식을 만들어내는 분에게 감사의 인사는 꼭 합시다. 아무리 감사를 해도 음식값에 턱없이 부족합니다. 식당에서 외식을 하면 꼭 밥값을 내면서 집에서는 왜 감사의 인사도 하지 않는지 생각해보셨나요?
매월 납부하는 공과금, 전기요금 수도요금 가스요금 건강보험료를 제 때에 낼 수 있는 것도 당연하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수고와 땀에 대한 대가입니다. 거리를 마음 편하게 활보할 수 있는 것도 당연하지 않습니다. 아침에 학교로 직장으로 나갔던 가족이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도 당연하지 않습니다. 결코 당연하지 않습니다.
허리를 쭉 펴고 누울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것도 당연하지 않습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이렇게 반복되는 일상을 당연하게 여기면 감사하지 못합니다. 행복하지 못합니다. 일상적인 일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능력자고 행복자입니다. 감사하는 사람은 본인이 행복할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도 행복하게 하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합니다.
당연한 일은 없습니다. 그러니 감사하는 삶, 감사나눔의 연습을 계속합시다.